접수완료 "우리가 실어 보낸 카고 백도 베이스캠프에 잘 도착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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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자격증 물과 간식 정도만 싸서 배낭은 가볍지만 그래도 왕복 20km가 넘는 길이라서 아침 일찍 캠프를 출발했다. 끝없는 오르막길 옆으로 거대한 빙하가 안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양옆으로 이름 모를 산들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그 빙하의 시작점이 나타났고, 그 위로 아콩카과의 거대한 남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 펼쳐진 높이 약 3,000m의 거벽은 압도적이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쪽 면으로는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우리가 오르는 길은 이 벽의 반대편이다. 산을 크게 돌아 북서쪽 능선, 즉 노멀 루트를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저 거대한 벽을 뒤로한 채 우리는 아직 보이지 않는 산의 반대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3일차, 드디어 등반의 본격적인 시작점인 베이스캠프로 향한다. 오늘은 약 1,000m 고도를 올려야 하고 18km에 이르는 거리를 캠핑 장비를 짊어진 채 걸어야 한다.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어제 남벽을 보러다녀온 탓인지 몸도 조금 무거웠다.
게다가 사흘째 이어지는 황량한 풍경도 슬슬 지루해질 무렵이었다. 그때 길가에 푸른 기운이 나타났다. 사실 초원이라기엔 강 옆 평원에 작은 풀들이 듬성듬성 자라 있는 정도였지만 사막 같은 풍경 속에서 만난 그 초록빛이 오아시스처럼 느껴졌다. 잠깐이었지만 그 푸른 기운 덕분인지 몸에 다시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자 다시 풀 한 포기 없는 건조한 풍경이 이어졌다. 그 사이로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짐을 실은 노새들이 베이스캠프를 향해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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